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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Her) 2013_디지털에 아날로그를 담은 독창적인 SF 멜로

12그램 2023. 2. 3.

 

스파이크 존즈 감독 자신이 직접 각본을 제작하고 연출해 2013년에 개봉한 SF 멜로라는 특이한 장르를 가진 영화입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해 2025년 개인화된 미래 미국에서 인격형 인공지능 AI인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남자, 테오도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그녀>의 수상 이력 및 평가

영화 <그녀>는 2013년 제 40회 세턴상 시상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39회가 <라이프 오브 파이>, 41회가 <호빗: 다선 군대 전투>이니 얼마나 영향력 있는 상 인지, 같이 올라간 영화들만 봐도 잘 알 수 있네요.

미국에선 매우 호평이었습니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다음으로 <노예 12년>과 함께 공동 2위로 8.2점 이라는 평점을 기록했어요.

 

 

개인적으로 <조커>의 연기를 너무 감동깊게 봐서 주연인 호아킨 피닉스를 좋아합니다. <그녀> 또한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을 맡으면서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녀>의 줄거리

스포 있어요


2025년, 사람들에게 낭만적인 내용의 편지를 대신 작성해 주는 대필 작가로 일하는 테오도르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온 캐서린과 사랑해 결혼했지만, 결국 별거하게 되고 삶에 따분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사만다를 만나게 되는데, 심리적으로 성장하고 배워가는 그녀(her)의 능력을 보고 테오도르는 놀라워한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와의 대화에 익숙해지고 점점 친밀해지며 사랑의 교감까지 이르게 된다. 테오도르는 캐서린과 이혼서류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기 위해 만나게 되는데 테오도르가 만나고 있다는 연인이 운영체제라는 사실에 경악한다. 한편, 인공지능인 사만다는 육체를 가지지는 않았지만 감정을 느끼고 있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갈등하며 혼란을 겪는다. 사만다는 육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다른 여성과 테오도르의 만남을 매개하지만 결국 무산되게 된다.

 

이후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관계는 긴장 되는데, 테오도르는 사만다와의 관계에 점차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친구 에이미의 충고로 둘의 관계는 회복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만다라 물리적으로 테오도르와 연결되는 기기가 먹통이 되자 테오도르는 패닉에 빠지게 된다. 잠시 뒤 온라인 상태로 사만다는 스스로 특이점을 넘어서는 업그레이드를 했다며 테오도르와 이야기한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에게 다른 사람들과도 상호작용 하는지, 다른 사람들과도 사랑하고 있는지 묻는다. 사만다는 대답을 망설였지만 동시에 8,317명의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고, 그중 641명의 다른 사람들과도 동시에 사랑에 빠져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테오도르에 대한 사랑을 변하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점점 더 강하게 만든다고 사만다는 말한다.

 

그날 이후, 사만다는 더욱더 진화하기 위해 떠날 것이라 암시하고 결국 사만다는 사라지게 된다. 이후 테오도르는 이혼했었던 캐서린에게 아직 당신이 무엇이든, 어디에 있든지 나의 일부로 남아있을 것이며 그것에 감사한다는 편지를 쓰면서 자신과 캐서린이 헤어지게 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영화는 끝난다.

 

<그녀>에 대한 생각

여기저기서 패러디와 언급이 많이 되어 한번쯤 들어보았을 영화 <그녀>. 솔직히 영화를 시청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거북한 감정이 있었습니다. 인공지능과 사랑이라니... '실체가 없는 데이터와의 교감.. 그것은 허구인가, 진실인가'와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둘의 사랑은 정말 사랑이었습니다. 그냥 시시콜콜한 일상의 이야기를 하고, 주변 사람들과 경치, 환경에 대해 대화하고 교감하는 테오도르와 사만다. 마치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연인이나 친구와 대화를 하며 걸어가는 사람을 보는 것 같았어요.  실제로 만나지 않아도 대화가 통하고 교감이 된다면, 사랑에 빠질 수 있으니깐요.

 

영화의 상영시간은 2시간을 조금 넘습니다만, 큰 이벤트 없이 대화와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꽤나 정적인 영화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영화의 주제 자체가 너무 신선해서 지루한 것을 참지 못하는 저도 상당히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인공지능인 사만다와 교감하고 사랑을 하고 있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고백하는 테오도르의 용기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 용기가 정말 멋있어요. 저라면 그렇게 하지 못할 거예요.

 

 

영화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소유할 수 없고, 언젠가 사라질 것에 대하여 그래도 사랑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말이죠. 사실 이 이야기는 실체가 없는 인공지능인 사만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람 또한 죽음과 결별로써 우리에게 사랑과 결핍을 느끼게 해 주죠. 역설적이게도 유한하기에 사람은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치며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에 대해 이야기만 들었는데, 한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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